우선 기술 번역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기술 번역은 제품 사용 설명서, 계약서, 매뉴얼, 논문 등 문서를 번역하는 일로 기술, 출판, 영상 번역 중 주기가 가장 짧은 분야입니다.
따라서 기술 번역을 하려면 급한 일정을 맞출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저처럼 어린아이들을 돌보며 일하는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분야이죠.
기술 번역은 번역료의 편차가 가장 큰 분야입니다.
법률 번역이나 특허 번역 같은 분야는 특히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번역료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물론 이 같은 분야의 번역을 해내기 위해서는 별도의 공부가 필요합니다.
기술 번역은 정해진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맞춰 깔끔하게 번역하는 기술이 가장 중요합니다.
출판 번역, 특히 문학 번역에서처럼 똑같은 문장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본인의 문장력을 뽐내기보다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 최대한 간결하게 번역해야 하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술번역은 영상번역이나 출판 번역에 비해 내용이 반복적이며 재미도 없는 편이라 장기간 하다 보면 다소 지겨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각 분야에 익숙해지면서 작업 속도가 빨라진다는 장점도 있죠.
기술 번역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이 전문 분야를 정해놓는 것도 좋습니다.
경제, 의학, 법률, 특허 등 자신 있는 분야를 정해 놓으면 꾸준히 일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업계에 취업을 할 수도 있겠죠.
기술 번역의 가장 큰 장점은 번역료 지급이 비교적 확실하다는 데 있습니다.
출판 번역의 경우 출판사의 사정이 좋지 않으면 번역료 지급이 무한정 미뤄지기도 하지만 기술 번역은 에이전시에 소속되어 일하거나 사내 번역가로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에이전시를 통해 일하면 수수료 때문에 번역료가 낮아진다는 단점은 있지요.
이 부분을 보완하려면 개인적인 클라이언트를 확보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도 있습니다.
기술 번역은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초보자가 쉽게 뛰어들 수 있는 분야이지만 실력이 향상되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낮은 단가에 일하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력 향상을 위한 꾸준한 공부가 병행되어야겠죠.
트라도스 같은 번역 프로그램을 요청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기술 번역을 생각 중이라면 이 같은 툴을 다룰 줄도 알아야 합니다.
전문 분야의 용어집 정리도 필수이고요.
개인적으로 저는 출판 번역과 기술 번역을 병행할 것을 권합니다.
개인의 역량 나름이겠지만 다양한 수입원을 마련해두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할 수 있겠지요. 저 역시 수입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술 번역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영상 번역입니다.
영상 번역은 영화, DVD, 드라마,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물을 번역하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유튜브나 TED, 넥플릭스 번역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분야이죠.
영상 번역의 경우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수요도 많습니다.
사람들은 영상 번역하면 영화 번역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영화 번역의 비중은 아주 적은 편입니다.
영상 번역은 번역이라는 작업 외에도 글자 수를 적정하게 맞추는 일이 중요합니다.
자막을 보는 관객이 짧은 시간에 읽어내야 하기 때문이죠.
출판 번역에서처럼 유려한 문장을 선보이기보다는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내용을 다 담을 수 있는 재치 있는 문장을 구사해야 합니다.
영상 번역에서는 이렇게 글자 수를 나누는 작업을 스파팅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한 때 교육용 동영상을 번역한 적이 있는데 IT 관련 내용이라 쉽지 않은 데다 글자 수까지 맞추려다 보니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오랜 시간 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만 개인적으로 저와는 맞지 않는 분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자신에게 맞는 분야인지 파악하기 위해 저처럼 깊이 몸담기 전에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영상 번역은 일반적으로 대화체가 많기 때문에 번역이 쉬울 거라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자연스러운 대화체로 번역하는 일은 어느 정도 훈련이 되지 않고는 쉽지 않기 때문이죠.
게다가 한국어를 외국어로 바꿀 경우 우리 문화 고유의 단어를 묘사하는 해당 언어를 찾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고요.
당연한 얘기지만 평소에 영화나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람은 영상 번역에 적합합니다.
원작의 감동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데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 딱딱한 문체보다는 자유로운 대화체가 더 잘 맞는 사람은 영상 번역에 잘 맞습니다.
맛깔스러운 한국어 표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정말 즐겁게 이 작업을 할 수 있겠죠.
영상 번역도 기술번 역처럼 출판 번역보다는 주기가 짧은 편이라 빠른 마감이 가능한 사람에게 유리합니다.
드라마 40분물을 일주일에 세 편, 영화 100분 물을 일주일에 두 편, 다큐멘터리 50분 물을 일주일에 세 편 정도 작업할 수 있어야 하죠.
영상 번역을 진행할 때에는 대부분 대본을 주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번역가의 듣기 실력이 중요합니다. 물론 대본이 없는 번역은 안 하겠다고 할 수 있지만 대본이 없을 경우 번역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무조건 거절할 수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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