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는 한국어 공부입니다.
한국어 공부가 왜 필요하냐고 묻는 분이 있다면 안타깝게도 이런 답변을 해 드려야 할 것 같네요.
번역은 외국어보다 한국어 실력이 더 중요하다고요.
우리는 한국어가 모국어이기 때문에 자신이 한국어를 당연히 잘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초보 번역가는 문장을 해석하는 데에만 급급한 나머지 내 역서를 읽을 독자를 고려하지 않은 문장을 양산하게 되지요.
저 역시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내 손으로 번역하는 과정 자체가 버거워 한글을 매끄럽게 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몰랐다고 해야 맞는 말이겠네요.
이 스킬은 번역을 자꾸 하다 보면 쌓이게 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번역가라면 한국어다운 한국어를 구사하려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국어다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을까요?
1. 한국어의 특징을 알아둔다.
주어의 생략이 잦고 동사의 활동이 다양한 한국어의 특징을 공부해 두면 좋습니다.
이희재의 <번역의 탄생>을 읽어보세요. 번역가들 사이에서 교과서처럼 사용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내가 당연하게 구사했던 한국어의 숨은 특징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번역하려는 원 언어와 한국어의 차이점을 비교해볼 수 있죠.
2. 띄어쓰기나 맞춤법 책을 참고한다.
한국어 문법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번역가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이 중 몇 권 정도는 반드시 읽어봐야겠지요.
단순히 읽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직접 나의 글에 적용하는 걸 잊지 마세요, 다음은 제가 추천하는 책들입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끝내주는 맞춤법>, 김정선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이강룡
3. 한국어로 된 책을 많이 읽는다.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한국어로 된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자신의 번역 분야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으면 좋겠지만 편식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양한 인문학 서적이나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러운 우리말 구사 방법을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체득해 나가는 거죠.
책을 번역하는 사람이 되겠다면서 책 한 권 읽지 않는 사람은 없겠죠?
공부한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어 감각이 향상될 테니까요.
4. 잡지나 신문을 읽는다.
신문 읽기의 목적은 정보 습득과 문체 습득입니다.
내가 앞으로 언제 어떠한 분야의 번역을 맡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두루 지식을 갖춰두면 좋습니다.
또한 신문 기사나 잡지 기사의 간결한 문체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습니다.
특히 사설란은 논리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죠.
잡지나 신문은 한국어를 논리적으로 구사하는 법을 배우는 데 있어 가장 저렴하고 효율적인 교재랍니다.
한국어 실력은 향상되는 것이 크게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없을 때 가장 등한시되는 공부이기도 하죠. 제가 위에서 설명한 모든 공부를 다 할 필요는 없습니다.
굳이 순서대로 하나씩 할 필요도 없죠.
모든 공부는 서로 겹쳐지면서 시너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하나를 마치고 또 하나를 하는 식으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이 끌리는 부분부터 시작해 보세요.
한국어로 된 책을 많이 읽다 보면 한국어의 특징이 궁금해져서 <번역의 탄생>을 꺼내보게 되고, 또 띄어쓰기나 문법이 궁금해져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같은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가는 방향대로 공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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