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는 글 쓰자(내 책 내는 법)

팔리는 글은 확실히 다릅니다. 

 

그렇다면 팔리는 글을 쓰기 위한 공식이 있을까요? 사실 판매가 보장되는 참고서 따위를 쓰는 게 아닌 이상, 인기 있는 소설가나 에세이스트가 아닌 이상, 어떠한 책이 얼마나 팔릴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물론 현 트렌드에 맞는 주제를 선택해 시대의 흐름을 탈 경우 남들보다 잘 팔릴 수는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여자야구 입문기> 같은 책처럼 말이에요. 

 

이러한 트렌드에 맞는 주제를 쓰는 방법 외에 제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몇 가지 사항을 살펴보죠.

 

 

1. 솔직하게 쓴다.

 

미사여구로 치장한 글은 솔직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 저는 브런치 수상작들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어요.

 

“어라? 진짜 이게 대상이라고?”

 

글들이 너무 담백하다 못해 단순하게까지 느껴졌죠. 이러한 문장들을 나열한 글이 대상이라니 믿을 수 없었죠. 

 

그러다 갑자기 한 방 먹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 글이 얼마나 치장된 글인지 깨달은 거죠. 

 

우리는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 더 꾸미려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서 뭐든 덕지덕지 더 붙이려 하죠. 하지만 진짜 솔직하게 쓴 글만으로 충분할 때가 많습니다. 

 

‘미사여구를 잔뜩 갖다 쓰면 내가 잘 쓴다고 알아봐 주겠지?’라는 심리가 작용하는 건 글 쓰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습니다. 잘 나가는 작가 단계에 올랐다면 조금 멋을 부려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첫 책을 세상에 내지 않았다는 걸 명심하세요.

 

브런치에서 원석을 뽑아내는 기준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치장된 글보다는 핵심만 담백하게 전하는 글, 다만 자신의 생각이 또렷이 읽히는 글. 바로 그런 글들이 편집자의 눈에 들기 마련입니다. 

 

내가 쓴 글을 한번 냉정하게 바라보세요. 하고자 하는 말은 뚜렷이 읽히지 않은 채 감상에 젖어 센티멘털한 단어들만 나열하고 있지는 않은지 분석하고 또 분석해야 합니다.

 

 

2. 개인적이지만 사적이지 않은 글을 쓴다.

 

얼핏 보면 모순적으로 들리지만 이 말에는 책 쓰는 방법의 핵심이 들어 있습니다. 

 

모두가 나의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나의 경험, 나의 시선이 담긴 글을 쓸 수밖에 없죠. 아무리 유행하는 주제를 담아냈다 하더라도 저자의 생각이 보이지 않으면 그 글은 아무런 매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내 안으로만 파고들면 독자에게 가 닿지 못합니다. 독자가 관심 있어할 만한 주제여야 하고 재미있게, 신나게 읽을 수 있을 만한 주제여야 하는 거죠. 소위 공감대가 형성되는 글이어야 합니다. 

 

말이 쉽지 실제로 그러한 글을 쓰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 보면 대략적인 감을 익힐 수 있어요. 

 

나에게서 시작하되 밖으로 뻗어나가는 글, 거울이 아니라 창문이 되는 글을 써보려고 노력하세요. 

 

 

3. 생각하는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나의 생각을 오롯이 담아내려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길어야 합니다. 나의 생각을 깊이 파고드는 시간을 충분히 가진 뒤 책상 앞에 앉아야 하는 거죠.

 

우리는 생각보다 “생각”을 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지 않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뭔가를 써야 한다고만 생각하죠. 

 

하지만 괜찮은 생각은 이동 중에, 신체 활동 중에 더 많이 할 수 있습니다. 머리를 식힐 겸 나선 산책 도중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오를 수 있죠. 

 

나의 생각이 좀처럼 발전이 없으면 잘 쓴 저자의 글을 읽으며 생각의 틀을 넓혀볼 수도 있어요. 나와는 어떠한 점이 같은지, 다른지 생각하다 보면 나는 어떠한 식으로 글을 써볼지 머릿속으로 얼개가 잡히게 되죠. 

 

잊지 마세요. 나의 생각이 들어가지 않을 경우, 인용만 잔뜩 늘어놓을 경우 알맹이 없는 글이 나온다는 것, 그러한 글은 출판사에서 절대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