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번역가의 삶
본문 바로가기
번역 Life/번역가의 일상

프리랜서 번역가의 삶

by 글 쓰는 번역가 2021. 10. 1.
반응형
SMALL

아이 키우면서 하기 좋을 것 같다는 누군가의 말에

 

10년 전의 내가 떠올랐다.

 

나 역시 10년 전 그러한 생각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에. 

 

여성 번역가든, 남성 번역가든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육아를 맡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시 선배들이 했던 조언들이 갑자기 더 크게 다가오는 요즘, 6년째 독박 육아를 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 나는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얼마나 힘든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아이들은 엄마의 관심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먹을 거 달라, 놀아달라는 물론 말은 또 어찌나 많은지...

 

 

 

집에서 애 키우면서 일 하기 좋을 것 같다는 그 누군가의 말에 나는 어떠한 조언도 해 줄 수 없었지만 

 

그 때문에 이 일을 택하는 거라면 다른 일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 일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누군가 말을 걸면 일 하기가 어렵다.

 

말이 많아지는 아이를 옆에 끼고 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 나는 왜 이 일을 계속 하고 있느냐.

 

좋아서다. 그 대답 밖에 할 수 없으니 나처럼 이 일을 정말 좋아한다면 (전쟁터에 가깝지만) 아이도 돌보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이 일을 한 번 해보라고 권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정중히 원래 하던 일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니던 직장을 계속 다니는 게 정신 건강에도 재정 건강에도 좋을지도 모른다. 

 

 

결국 모든 선택이 그렇듯 본인에게 달렸다.

 

6년 동안 독박육아를 하며 버티고 돈이 안 되는 출판 번역을 꾸역꾸역 하면서 이 자리까지 올라왔지만

 

안정과는 여전히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그뿐이다.

반응형
LIST

'번역 Life > 번역가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리랜서 번역가의 장점  (0) 2021.10.05
프리랜서 번역가이자 엄마  (0) 2021.10.05
번역가의 취향 쌓기  (0) 2021.10.03
공대생이 번역가가 된 사연  (0) 2021.09.29
프리랜서 번역가의 벌이  (2) 2021.09.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