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번역에는 극장 영화 번역, 공중파나 케이블 외화 채널 번역, 영화제 번역, DVD 번역, 다큐멘터리 번역 등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영상 번역을 하면 당장 내 이름 석 자가 영화 엔딩 크레디트에 올라갈 거라는 부푼 꿈을 안고 이 바닥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앞서 말했듯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를 번역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 케이블 방송이나 DVD 자막을 번역하게 된다. 케이블의 활성화로 일 자체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그중에서도 다큐멘터리 쪽 일이 많은 편이다.
대학원 교수님 중에는 <동물의 왕국>을 좋아해서 그 프로그램을 번역하고자 번역가가 되신 분도 있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쉬지 않고 내레이션이 나오기 때문에 번역해야 하는 분량이 상당히 많다. 편당으로 번역료를 산정하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영상 번역하면 외국 프로그램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사례만 생각하지만 해외로 수출하려는 한국 TV 프로그램의 자막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사례도 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한국 프로그램이 늘면서 이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내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도 한국 채널을 틀면 드라마에 항상 영어 자막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어를 들으며 영어 자막을 읽을 때면 ‘누군가가 이 자막을 번역했겠구나.’ 생각한다.
대화체가 대부분이라 쉬울 것 같지만 회화 번역은 생각보다 어렵다. 김밥, 육개장 등 한국 음식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유행하는 언어도 어색하지 않은 외국어로 번역해야 한다. 따라서 대화체 외국어를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으며 이 방면으로 흥미가 있는 사람이 영상 번역에 잘 맞다.
당연한 얘기지만 평소에 영화나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람은 영상 번역에 적합하다. 영화나 드라마는 한 달에 한 번 보는 사람이 영상 번역을 하려면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다. 미드를 보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즐겁게 일할 수 있다. 원작의 감동을 시청자에게 전달해 주고 싶은 사람, 그런 데서 보람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도 영상 번역에 적합하다.
기술 번역에서 요구되는 딱딱한 문체보다 자유로운 대화체 구사가 더 편한 사람 역시 영상 번역에 잘 맞는다. 영상 번역은 논리를 따져 문장을 구성하기보다는 보는 사람이 편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극장 상영작이라면 유행어를 사용해 관객의 웃음을 유발할 수도 있다. 평소에 맛깔나는 문장을 잘 만드는 사람, 유머러스한 사람이 영상 번역에 적합하다.
영상 번역도 기술 번역처럼 주기가 비교적 짧은 편이라 작업 속도가 빠른 사람이 유리하다. 《영상 번역가로 먹고 살기》를 쓴 함혜숙 번역가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한다.
드라마 40분물-40분 물-일주일에 세 편
영화 100분물-일주일에 두 편
다큐멘터리 50분물-50분 물-일주일에 세 편
이 정도 속도로 번역을 할 수 있어야 영상 번역가로 활동할 수 있다. 번역 공부를 하다 보면 속도는 저절로 향상되기 마련이니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https://libraryoftranslatorj.tistory.com/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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