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번역(영상번역가에게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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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Life/번역가 되는 법

영상번역(영상번역가에게 필요한 것)

by 글 쓰는 번역가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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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번역의 환경은 상당히 열악한 편이다. 작업 시간은 얼마 주지 않으면서 무조건 싼 가격만 제시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번역료는 예전보다 더 낮아지고 있는데 그렇다고 번역료를 제때 지급해 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영상 번역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분들이 있다.

 

앞서 언급한 《영상 번역가로 먹고살기》의 저자 함혜숙 번역가(http://blog.naver.com/hamsuk77)와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황석희 번역가(http://drugsub.net/blog)가 그렇다. 영상 번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번역가들의 블로그를 꼭 방문해 보기 바란다. 함혜숙 번역가는 앞서 소개한 ‘더라인 영상 번역 아카데미’의 대표이자 영어와 중국어라는 2가지 언어의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영상 번역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열악한 환경을 받아들이되, 이러한 환경을 개선하는 데 일조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낮은 번역료로 작업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실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낮은 번역료를 받고 일하기보다는 실력을 탄탄하게 쌓은 뒤 정당한 보수를 받으며 일하기 바란다.

 

영상 번역가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번역할 수 있어야 한다. 다큐, 미드, 영화, 교육 자료 등 자신에게 들어온 일을 다 번역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판 번역과 마찬가지로 기초 체력을 기르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국어, 외국어, 글쓰기 실력은 물론 다양한 배경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영상 번역의 가장 큰 특징은 단어 수 제약에 있다. 시청자 혹은 관객들이 짧은 시간 내에 화면에 뜬 자막을 읽을 수 있도록 가능하면 두 줄이 넘지 않도록 번역해야 하며 한 줄에 들어가는 글자수도 정해진 규칙을 따라야 한다. TV의 경우 띄어쓰기를 포함해 한 줄 당 12~14자로, 영화제의 경우 10자로, 극장용의 경우 7~8자로 글자 수를 제한한다. 따라서 영상 번역을 하려면 글자 수를 줄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내용을 정확히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해진 글자 수 내에서 가능한 한 자연스럽고 문맥에 맞는 문장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영상 번역가는 대사를 적절하게 나누는 능력도 겸비해야 한다. 이렇게 대사를 적절하게 나누는 작업을 스파팅이라 하는데, 우리가 말을 할 때 숨을 쉬는 것처럼 한 호흡에 내뱉을 수 있을 정도로 대사를 나누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은 영상을 틀어놓고 배우의 말을 들으면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스파팅을 한 후 번역을 의뢰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기 때문에 이는 번역가의 능력을 판가름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한때 교육용 동영상 번역을 했었는데, IT 관련 내용이라 쉽지 않은 데다 글자 수까지 맞추려다 보니 상당히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번역한 다음에 실제로 시간에 맞춰 읽어보는 과정까지 거치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렸다. 오랜 시간 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만 개인적으로 나와는 맞지 않는 분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상 번역을 진행할 때에는 대부분 대본을 주지만 안 줄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번역가의 듣기 실력 또한 크게 좌우된다. 대본이 없는 번역은 안 한다고 거절할 수도 있지만 대본이 없을 경우 번역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영상 번역가가 되려면 평소 때 청취 실력을 닦아 놓는 것도 잊지 말기 바란다. 간혹 대본에 오류가 있을 때도 있기 때문에 번역가가 그것까지 집어내려면 어쨌든 청취 실력은 중요하다.

 

 

영상 번역을 할 때에는 등장인물의 성격과 관계를 파악해 각 등장인물 별로 말투를 정해야 한다. 처음에는 관계가 확실하지 않다가 뒷부분에서야 명확해질 때가 있다. 형인지, 동생인지 헷갈려서 일단 임의로 정해놓고 번역을 했는데 뒤로 가 보니 둘 사이의 관계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경우다. 존칭이 따로 없는 영어의 특성 때문에 영어 영상 번역에서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에는 번거롭지만 주인공들의 말투를 처음부터 다시 설정해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영상을 완벽하게 파악한 뒤에 번역에 들어가면 그럴 일이 없다.

 

영상 번역의 경우 시리즈물의 중간부터 작업을 하게 되면 전편의 내용을 다 파악해야 한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보겠지만 당장 마감이 코앞인데 유유자적 드라마를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럴 때는 아쉬운 대로 대략적인 줄거리만 파악하고 넘어가야 한다. 등장인물의 성격을 분석한 자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영상 번역은 문어가 아닌 구어이기 때문에 다양한 말투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하며 다양한 연령대의 말투나 은어, 비속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 그러한 비속어를 그대로 살려서 번역할 수는 없다. 특히 공중파의 경우 모든 연령대의 사람이 보기 때문에 순화된 표현을 사용해야 해서 원문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가 어렵다.

 

이 밖에도 영상 번역가는 ATS 같은 영상 번역 프로그램의 사용법도 익혀야 하고 더빙 번역과 자막 번역 모두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국제 영화제 번역의 경우 ‘문장 끝에 마침표를 찍지 않으며, 쉼표로 끝내는 것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하지 않는다’ 등 수많은 조건이 붙는데, 이러한 조건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번역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모든 번역이 그렇지만 영상 번역에서는 띄어쓰기와 맞춤법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출판 번역은 한글 프로그램에서 자동으로 교정이 되며 편집자가 따로 있어 실수를 잡아주지만 영상 번역은 그러한 단계가 없기 때문에 실제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자막에서는 띄어쓰기 실수가 빈번하다. 하지만 극장용 자막에서는 가독성을 위해 띄어쓰기를 무시할 때도 있다. TV 자막보다는 이해의 폭이 넓은 것이다.

 

https://libraryoftranslatorj.tistory.com/202

 

영상번역(영상번역가의 적성)

영상 번역에는 극장 영화 번역, 공중파나 케이블 외화 채널 번역, 영화제 번역, DVD 번역, 다큐멘터리 번역 등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영상 번역을 하면 당장 내 이름 석 자가 영화 엔딩 크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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