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다양한 공부방법이 존재합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내가 좋아하는 방법, 내가 흥미를 갖고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죠.
저도 한 때는 남들이 득 좀 봤다던 방법을 찾아 기웃거리곤 했습니다.
그 결과 영어 실력이 월등히 향상되었냐고 물어본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노력’이라는 변수가 크게 작용했겠지만 저에게 맞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주야장천 거리를 활보했던 것처럼 당시를 생각하면 화끈거리기조차 합니다.
그렇게 돌고 돌아 이제 전 나만의 방법으로 공부합니다.
남들이 좋다 하는 방법에 더 이상 혹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단단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처음에 제가 혹했던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뉴욕의사의 백신 영어』에 등장하는 영어 공부 방법이었죠.
하지만 그 책에서 제시한 것처럼 반복을 통한 자연적인 암기 방법을 이용해 공부하던 저는 생각보다 시간이 한참 걸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억지로 암기하지 않고 반복을 통해 저절로 암기가 되게 만든다는 개념은 참 좋았으나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지요.
하루 1~2시간 밖에, 혹은 30분밖에 영어 공부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없을 경우 비효율적인 방법 같기도 했고요.
떠올려보기
그러던 중 제가 번역하던 책을 통해 ‘회상연습’이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상 연습은 한번 학습한 뒤에는 그 내용을 떠올려보는 연습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책이나 영화를 볼 경우 도중에 잠시 책을 덮거나 영화를 중지시켜 놓고 내용을 떠올려보는 거죠.
시간이 조금 더 지난 뒤에, 예를 들면 샤워 중이나 버스를 타러 갈 때 또다시 상기시켜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반복해서 읽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시간에 한 번이라도 상기시켜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책장을 반복적으로 넘기기만 하는 수동적인 공부가 아니라 뇌를 풀가동하는 적극적인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죠.
그 이후로 저는 미드나 영화를 볼 때에는 동영상을 중지시켜 놓고 조금 전에 주인공이 말한 대사를 다시 말해봅니다.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분명 놓치는 동사나 명사가 있기 마련입니다.
떠올리려고 자꾸 노력하다 보면 결국 생각나는 것도 있고 끝까지 안 떠오르는 것도 있죠. 그럴 경우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확인합니다.
그런 식으로 기억한 내용은 웬만하면 까먹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한번은 ‘Good Wife(굿 와이프)라는 미드를 보다가 I'd need to offer a two week's notice라는 문장을 접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기 2주 전에 회사 측에 공지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막상 내 입으로 말해보려니 'offer'라는 동사가 생각나지 않았던 거지요.
'give'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는데 사실은 'offer'라는 동사를 이럴 때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겁니다.
들을 때에는 two week's notice라는 중요한 단어가 들렸으니 그 문장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며 넘어갔지만 회상 연습을 안 해봤다면 offer라는 단어를 여기에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없었겠지요.
제 입에서 나올 확률은 0에 가까웠을 테고요.
이렇게 회상연습을 할 경우 무작정 반복해서 볼 때보다 집중력이 훨씬 높아집니다. 일명 적극적인 회상 연습을 통한 말하기 연습인 거죠.
이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반복해서 10번을 본 영화나 미드 대사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공부했는데 한참 후에 다시 보니 결국 잊게 되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만큼 복습을 철저히 하지 않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 많은 내용을 다 복습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 면에 있어 회상연습은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머릿속에 한 번 회로가 형성되면 그 후부터는 그 회로가 강화되는 일만 남았으니까요.
제가 ‘Good Wife’라는 미드에서 건져낸 또 다른 표현 중에 “Where can I get my parking validated?”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10번 정도 중얼거려 본 뒤 틈날 때마다 떠올려본 이 표현은 거의 5년 전에 처음 접했는데도 아직까지 제 입에서 툭 나올 수 있을 만큼 뇌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말을 실전에서 활용해볼 수 있는 날이 아직은 오지 않았지만 제 입 밖으로 언제든 내뱉을 수 있는 뿌듯한 목록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소중한 문장입니다.
저는 이러한 표현들을 기록해 놓기는 했지만 정말 기억이 나지 않을 때 찾아보는 용도이지 복습하는 용도로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복습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죠. 복습을 한다혜 봤자 한 자리에 진득이 앉아서라기보다는 샤워 중이나 설거지 중, 산책 중 등 주로 이동 중에 하는 편입니다.
표현을 정리해둔다는 건 그걸 핑계로 문장을 대충 외우겠다는 뜻이나 다름없습니다.
단어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리만 하고 다시 들춰보지 않는 단어장이 수두룩하지 않나요? 그 시간에 내 머릿속에 저장하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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