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제가 출간 제의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인스타그램에 올렸기 때문이랍니다.
물론 브런치북을 발간하지 않았으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브런치북을 발간하기만 하고 홍보를 하지 않았다면 책 출간까지 이어질 수 있었을까요?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블로그나 인스타 같은 개인 홍보 채널을 운영하기를 권합니다. 내 글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죠. 어디에서 어떠한 경로로 출간 의뢰가 들어올지 아무도 모르니까요.
저의 경우 블로그와 인스타 둘 다 운영하고 있었지만 블로그의 경우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는 않았어요. 브런치에 쓴 글을 옮기는 정도에 그쳤죠.
하지만 어떠한 수단이 되었든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인스타와 블로그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둘 다 어떤 식으로든 홍보가 될 테니까요.
인스타는 사진과 함께 짤막한 글을 올리면 되기 때문에 브런치처럼 호흡이 긴 글은 쓸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건의 포스트를 개시할 수 있죠.
브런치는 사람들이 매일매일 접속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인스타는 SNS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하루에 한 번은 들어오죠. 제가 인스타를 통해 더 많은 인맥을 쌓은 건 그 덕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인스타에 제가 읽은 책을 꾸준히 올렸고 번역한 책도 계속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출판사나 편집자, 다른 번역가들과 서로 팔로우를 하면서 인맥을 넓히던 차에 브런치북을 발간하게 된 거죠.
브런치북을 발간한 소식을 올리자마자 평소에 댓글로만 소통했던 한 출판사 대표님이 곧바로 DM을 보내셨어요. 출간기획서가 있으면 보내달라고, 굉장히 큰 관심을 보이셨죠.
당시 저는 출간기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사정을 말씀드린 뒤 빠른 시일 내에 출간기획서와 원고를 보내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2주 정도의 시간을 갖고 기획서를 작성하고 원고를 다듬어서 보내드렸죠. 그때만큼 두근두근한 시간도 없었을 거예요. 관심을 보이시긴 했지만 막상 원고를 본 뒤 별로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테니까요.
답장은 생각보다 빨리 왔어요. 긍정적인 답변이었죠. 다만 양이 부족하니 나머지 양을 채워서 완고를 보내달라며 그때 계약서를 쓰자고 하시더라고요.
계약서를 쓰지 않은 상태로 완고를 작성하는 게 괜찮을까 싶었지만 나름 유명한 출판사였기에 대표님을 믿기로 했어요. 계약서에 빨리 도장을 찍고 싶었던 저는 최대한 빨리 완고를 작성해 약 한 달 후에 완고를 내밀었죠. 새로운 책방 이야기도 넣느라 분주했지만 뭔가 새로운 일을 한다는 설렘이 가득한 시간이었죠.
그런데! 완고를 읽어보신 대표님이 무언가 미흡하다고 생각하셨는지 이런 저런 요구를 하시더라고요. 책방 이야기이다 보니 사진도 많이 들어갔는데 일단은 사진을 뺀 원고만 작성해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글이 가장 중요하니 글에 집중해야 했겠죠.
책방 주인 인터뷰도 넣고, 서점에서 만난 책들 이야기도 보충했습니다. 대표님은 자칫 지루하게 읽힐 수 있기에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장치도 고민해 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아이와의 대화를 적극 넣는 등 독자들이 흥미롭게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았죠.
모두 저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들이었지만 조금씩 지치기도 했어요. 이러다가 도장을 찍을 수나 있을지 걱정도 되었고요. 하지만 출판사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원고여야 계약을 할 수 있을 테니 이해하기로 했죠.
저는 출간 제의만 받으면 다 된 줄 알았더니 갈 길이 멀었던 겁니다! 어떠한 출판사로부터 출간 제의를 받게 된다면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세요.
내 글이 그래도 관심을 받을 만한 수준은 되는구나, 내 이야기가, 내 아이디어가 책으로 나올 법한 가치가 있구나 하며 기뻐는 하되 앞에 놓인 험난한 난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처음부터 원고의 완성 상태가 훌륭해 출판사에서 별다른 개입이 없을 수도 있지만 책을 처음 쓰는 저자라면 이러한 과정을 거치기 마련입니다. 책을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이 곧바로 출간이 가능한 상태의 글을 내어놓기란 어차피 불가능하니까요.
이제 이러한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여러분은 조금 더 독자 입장에서 글을 써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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