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공부할 수 있는 곳
본문 바로가기
번역 Life/번역가 되는 법

번역공부할 수 있는 곳

by 글 쓰는 번역가 2023. 4. 6.
반응형
SMALL

현재 우리나라에서 번역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은 다음과 같다.

 

번역학원

번역 아카데미

한국문학번역원

통번역대학원 입시전문학원(통대입시학원)

통번역대학원

 

번역학원

 

번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시절 내가 처음 찾아간 학원이 ○○번역학원이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땐 종로에 위치했었다. 수업은 이런 문구가 나오면 이렇게 번역하라고 가르쳐 주는 정도였다. 지금이라면 절대 다니지 않을 학원이지만 그때는 번역의 ‘번’ 자도 모르던 시절이라 그런가 보다 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1:1 번역이 가능하다면 그냥 구글 번역기를 돌리고 말지, 뭐 하러 비싼 돈을 주고 학원에 다닐까.

 

당시 학원에서는 수강생들에게 한국번역가협회에서 주최하는 번역능력인증시험에 응시하기를 권유했는데 국가에서는 인정조차 해주지 않는 시험이었다. 지금도 (운영이 되고 있다면) 그 시험을 목표로 모의고사 풀이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어디에서도 인정해 주는 번역시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시험을 출판업계에서 인정해 주느냐, 그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그 학원은 강사의 출신조차 불명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에서 그 학원의 수업을 들으려고 오는 학생이 꽤 많았다. 부디 번역능력인증시험을 보려고 목매지는 말기를 바란다. 나도 한 번 본 적은 있었는데 합격하지는 못했다.

 

요새는 ITT(Interpretation and Translation Test)라는 새로운 자격증이 생긴 것 같던데, 이 또한 정부가 주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효력이 있을지 모르겠다. 취업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토익이나 토플을 대신할 또 다른 자격증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것은 실력을 향상하는 것이다. 이런 자격증 취득에 목매느라 아까운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학원 외에도 다양한 번역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이런 학원들에서도 물론 번역을 배울 수는 있다. 지금쯤 커리큘럼이나 강사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어디를 다니든 본인이 얼마만큼 노력하는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런 학원에 다닐 시간과 돈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공부의 능률도 오르고 더 빨리 번역가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선택은 각자에게 달려있지만 유경험자로서 이런 학원들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더군다나 번역만이 아닌 전반적인 외국어 실력 향상을 목표로 한다면 더욱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 학원들은 시험 합격을 목표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외국어 공부 방법이나 해당 외국어의 특징을 이해하는 방법 등 포괄적인 외국어 향상 방법은 배울 수 없다.

 

이 두 학원 외에도 번역학원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학원들이 많다. 온⦁오프라인으로 운영되는 이런 학원에 다닐 생각이라면 반드시 미리 수업을 들어보고 강사진의 실무 경력도 살펴보기 바란다. 특히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둥 다소 믿기 힘든 말로 도배된 광고는 의심을 해봐야 한다. 어떤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는 처음 등록하는 사람들에게 비싼 수업료를 받은 후 특정 레벨을 통과하면 일감을 준다고 하면서 계속해서 레벨 통과를 지연시키기도 한다. 그러면서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다시 수업료를 받는다.

 

번역을 부업으로 하려는 사람이라면 특히 이러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차근차근 공부해서 실력을 쌓기보다는 빨리 번역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요령이 통하는 곳은 없다.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

 

 

번역 아카데미

 

번역 아카데미도 일종의 학원이지만 수업의 질이 위 학원들보다는 나은 편이며 실무 위주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표적인 번역 아카데미는 다음과 같다.

 

바른 번역 글밥 아카데미(출판, 영상, http://www.glbab.com/new/index.php)

더라인 아카데미(영상, http://www.thelinesvc.com/)

 

예전에는 ‘인트랜스’라는 아카데미도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바른 번역 글밥 아카데미’는 ‘바른 번역’이라는 에이전시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로 출판과 영상 번역 이외에도 글쓰기 강의 같은 다른 강의도 제공하고 있다. ‘더라인 아카데미’는 영상 번역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나 글쓰기를 비롯한 흥미로운 강의들이 계속해서 생기고 있다. 주로 오프라인 수업이지만 온라인 수업도 있다.

 

‘바른 번역’은 졸업생이 예비 번역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공역으로 진행될 때도 있고 실력이 되지 않는 사람은 바로 일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역서가 몇 권 이상이면 함께 일할 수 있다기에 한 번 지원해 본 적이 있다. 거래 중인 다른 에이전시가 있는 사람은 받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고 결국 함께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처음 번역 공부를 시작할 무렵 ‘인트랜스’의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 회사에 다니면서 번역 공부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어서 선택하긴 했는데 도움을 받은 부분도 있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다. 어찌됐든 그곳에서 처음으로 1:1 첨삭을 받고 실력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회사를 다니며 공부를 하는 사람의 다수가 온라인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온라인 교육 사이트의 이점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수많은 온라인 교육 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는데, 그러한 사이트의 장점을 잘만 활용한다면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은 해이해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숙제를 제출 안 해도, 강의 한 번 안 들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 그러니 한 번 등록했으면 부디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제공되는 정보를 다 얻어가겠다는 생각으로 수업에 임하기 바란다.

 

 

한국문학번역원 번역 아카데미

 

한국문학번역원은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으로 한국어 문학작품을 외국어로 옮기는 번역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수업은 정규과정, 특별과정, 번역 아틀리에, 미디어 번역으로 구성된다. 수강료가 무료이지만(소정의 등록비만 있다) 일반 아카데미와는 달리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이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수강 가능한 인원 또한 많지 않다. 하지만 한국문학번역원은 대학원을 제외하고는 한국어에서 외국어로의 문학 번역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한국문학 번역에 관심이 많고 한국어나 해당 외국어에 능숙한 사람이라면(외국인 포함)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각 코스별로 기간과 지원 언어가 다르지만 정규과정의 경우 가을학기부터 시작되며 총 2년 간 진행되고 모집 언어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문학번역원 번역 아카데미 홈페이지https://academy.ltikorea.or.kr/home/specialCourseList.do)를 참고하기 바란다.

 

한국문학번역원에서는 번역 지원사업도 하고 있다. 외국어 번역능력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번역지원 대상도서 중 하나를 골라 번역할 수 있으며 본인의 번역본이 선정될 경우 번역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대학원 선배나 동기들 가운데에서는 이 지원금을 받아 번역을 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한국 문학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원해 보기 바란다.  

 

통번역 대학원 입시전문 학원(통대입시학원)

 

통대입시학원에서는 전반적인 번역공부를 할 수 있다. 한국어에서 외국어로, 외국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하는 방법을 공부할 수 있으며 앞서 언급한 번역학원보다 수준이 훨씬 높다. 통번역 대학원 입학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제대로 된 번역 공부를 하기 위해 이러한 곳에서 수업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학원에서는 기술 번역, 영상 번역, 출판 번역 등 세부적인 번역은 배울 수 없다. 하지만 전반적인 외국어 실력 향상이 목표인 사람이라면 이러한 학원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어떤 분야의 번역이든 일단은 기본적인 실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통대입시학원이 아니더라도 여러 어학원에서 번역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독해 수업, 영작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이 있으니 나에게 취약한 부분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업을 선택해서 들으면 된다. 나도 처음에 번역 공부를 시작할 때에는 어학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모 학원의 수업을 들었다. 전반적인 어학 능력 향상을 위한 수업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학원에서 배운 영어가 지금까지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번역 공부를 한답시고 이런 학원들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적인 공부는 하지 않고 학원 수업만 들으면서 실력이 쌓이기를 기대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하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나의 의지이며 노력이다. 번역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이러한 학원들을 얼마나 잘 활용할지도 결국 나에게 달려 있다.    

 

 

통번역 대학원

 

세 가지 번역분야를 골고루 접하고 번역의 기초와 이론도 공부하고 싶다면 대학원에 진학해야 한다. 물론 내가 바라는 바를 정확히 파악한 후 진학을 결정해야 한다. 출판 번역에 몸담고 싶다면 굳이 대학원에 갈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공부를 하고 싶거나 전반적인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학위도 따고 싶은 사람은 진학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나는 번역 공부를 시작할 당시 체계적인 공부 방법과 기본기가 많이 부족한 편이었다. 나중에 출판 번역을 하더라도 대학원에서 기본적인 지식을 쌓는 게 나쁠 건 없다고 봤다. 출판 번역은 서두른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학교에 다니면서 실력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학원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번역을 다루기 때문에 나에게 어떠한 번역이 맞는지 파악할 수도 있다. 다만 (결코 저렴하지 않은) 대학원 등록금을 생각해 봤을 때 본인의 상황에 맞춰 그리고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으로부터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잘 저울질해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

 

대학원은 기술 번역 위주로 가르치며 대학원을 졸업해 봤자 일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예전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직접 다녀본 결과 이 말들이 꼭 맞는 것은 아닌 듯하다. 문학번역의 비중도 상당히 높다는 느낌을 받았고 학교에서 운영하는 센터에 소속되면 일이 계속해서 들어오기 때문이다. 취업할 때 많이 유리한 것도 사실이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내 돈 주고 다닌 학교를 스스로 얼마만큼 이용하는지에 따라 대학원은 득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 기술번역은 현장에서

 

위에서 살펴본 기관들은 기술 번역을 배우기에는 부족하다. 대학원에서도 기술 번역을 가르치기는 하지만 사회, 경제, 법률, IT, 과학, 의학 등 모든 분야를 다루다 보니 전문 분야를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시간은 부족하다. 그렇다면 기술 번역은 어디에서 배워야 할까?

 

《돈 되는 번역, 돈 안 되는 번역》의 저자는 번역 학원이나 번역 회사에서 번역자 교육용으로 만든 교재를 활용하라고 한다. 기술만을 전문으로 하는 번역 학원이 있다면 그런 학원을 다녀도 좋겠지만 그런 학원이 실제로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실무에 바로 뛰어들어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다. 몇 년 혼자서 공부한 것보다 단기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 번역을 전문으로 하고 싶다면 법제원이나 법제처 등 법률 번역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면 된다. 하지만 법제원이나 법제처는 아무나 뽑아주지 않기 때문에 통번역 대학원을 졸업하거나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는 등 나름의 노력이 필요하다.

 

https://libraryoftranslatorj.tistory.com/195

 

반응형
LIST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