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냐, 취업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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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Life/번역가 되는 법

프리랜서냐, 취업이냐

by 글 쓰는 번역가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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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하면 대부분 프리랜서를 생각하지만 취업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 기술번역 회사는 물론 로펌이나 법제원 등 법률 관련 분야에서 일하거나 삼성, LG, 포스코 등 사기업에서 일하기도 하며 출판 번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출판사에 취업하기도 한다.

 

LG나 삼성 같은 대기업은 계열사 별로 다르긴 하지만 통번역 업무만 맡아서 진행하는 부서를 별도로 두고 있다. 이런 회사에 관심이 있다면 인턴으로 지원해볼 수 있다. 직장 생활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짧은 기간이지만 직장 생활을 경험해 본다는 데 의의를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인턴을 한다고 반드시 정규직으로 뽑히거나 가산점이 붙는 것은 아니다.

 

사내 번역가로 취업하려면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모집공고를 꼼꼼히 살펴본 후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지원해야 한다. 프리랜서 지원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공인 인증 시험 성적이나 자격증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번역 관련 자격증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토익, 토플 같은 자격증이다. 취업을 할 생각이 있다면 이러한 서류들을 미리 준비해 두기 바란다.

 

사내 번역가에 지원하려는 사람은 지인을 통해 취업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공개 채용을 하지 않고 이미 사내에서 일하고 있는 번역가가 다른 번역가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번역가를 채용할 때도 많다. 각 학교 홈페이지에 구인/구직 사이트에 등록되지 않은 번역가 모집 공고가 뜰 때도 종종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통번역 대학원의 경우 재학생이나 졸업생만 접근 가능한 채용 정보 사이트가 있다.

 

일하고 싶은 회사가 있는데 딱히 구인 공고를 내지 않는다면 메일을 통해 의뢰해 볼 수도 있다. 공고를 내지 않고 인맥을 통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채용하는 사례도 있고 채용 시기가 아닐 때도 있는데, 후자의 경우 훗날 채용을 할 때 공지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사내 번역가는 자신이 지원하는 회사와 관련된 번역 업무만 하게 된다. 수자원공사에 취업하면 수자원 관련 문서만 번역하게 되는 것이다. 고용자 측에서 조금씩 가르쳐가며 키운다는 생각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경험이 없는 사람도 취업이 가능하다. 사내 번역가로 일하면 선배나 상사를 통해 일을 배울 수도 있다.

 

하지만 수요가 그렇게 많지는 않으며 회사이기 때문에 번역 이외의 업무도 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수입이 고정적이지만 그다지 높지 않으며 계약직이 많다. 1년, 짧으면 10개월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취업을 하면 불안정한 프리랜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매달 월급이 꼬박꼬박 입금되기 때문에 돈이 언제 입금되나, 입금이 되기는 하는 건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시에 출근해 정해진 일만 하고 퇴근하면 되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없다. 하지만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출퇴근을 해 회사의 일정을 따라야 하는 생활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자유를 반납하는 대신 얻게 되는 안정인 것이다.

 

한편, 프리랜서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번역 에이전시에 소속되거나 개인 고객을 확보하면 된다. 기술이나 영상 번역 에이전시와 일하기 위해서는 시험을 통과해 전속 번역가로 등록해야 하며 출판 번역 에이전시와 거래하려면 책 의뢰가 들어올 때마다 샘플테스트를 봐야 한다. 잘만 자리 잡으면 꾸준히 일감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수수료가 상당히 높아 막상 번역가의 손에 들어오는 번역료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프리랜서 번역가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통번역 대학원 소속 센터에 소속되어 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에이전시에 비해 요율이 높은 반면, 그만큼 꼼꼼한 번역과 크로스체킹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투입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개인 고객을 확보해 일을 의뢰받는 것인데, 기존 고객이 갑자기 더 이상 일을 의뢰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에이전시와 개인 고객을 골고루 활용하는 한편 계속해서 새로운 고객을 찾아 나서야 한다. 이런 과정이 싫은 사람은 속 편하게 취업하는 편이 낫다.

 

프리랜서의 가장 큰 장점은 출퇴근을 하지 않아도 되며 자신의 일정에 맞춰 일을 많이 하고자 할 때와 적게 하고자 할 때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일과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도 있으며 장소와 관계없이 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불규칙적인 수입과 소속감 결여에서 오는 불안감이 단점이다. 다른 규칙적인 수입원이 있거나 가족 중 소득이 있는 이가 있다면 부담이 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소속감 결여 또한 본인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은 소속감이 없다는 데에서 큰 만족을 느낄 수 있지만 막상 경조사 등의 일을 겪을 때는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고마울 때도 있다.

 

프리랜서는 마음만 먹으면 한 직장에 소속되어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지만 주말도 다 반납하고 죽어라 일만 하는 경우가 아닐까 싶다. 자유롭고 싶어 프리랜서를 선택했는데 오히려 자유로워지지 못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거다.

 

프리랜서로 자리 잡기까지는 인내심과 끈기 그리고 어느 정도의 통장 잔고가 필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고 몇 년 동안 수중에 들어오는 수입이 얼마 되지 않는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싶어 번역을 택했지만 수입이 없는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사람도 꽤 많다. 나의 상황과 성향을 잘 파악해 프리랜서로 일할지, 취업을 할지 결정하기 바란다.

 

https://libraryoftranslatorj.tistory.com/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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